제1장(第1章) : 서막(序幕) - 안방 성곽의 쇠락(衰落)경기도 시흥시 정왕동, 서해의 짠 바람이 성벽을 스치고 지나가는 화성아파트 성곽 안에 또 다른 전란(戰亂)의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. 이미 거실 욕실이라는 거대한 전장을 평정하고 승전보를 울린 **'옥토바스 장군(玉土浴 將軍)'**이었으나, 그의 예리한 통찰력은 안방 깊숙한 곳에 숨겨진 또 하나의 격전지를 놓치지 않았다. 안방의 문을 열자, 그곳에는 세월의 풍파를 정통으로 맞은 낡은 욕실이 신음하고 있었다. 타일은 기력을 잃어 빛바랜 지 오래요, 위생기구들은 녹슬고 때 묻어 주인의 시름을 깊게 하니, 이것은 가히 '욕실의 난(亂)'이라 부를 만했다. 옥토바스 장군은 허리춤에 찬 냉가 망치를 고쳐 쥐며 나직이 읊조렸다. "거실의 전란을 잠재웠거늘, ..